시공사 선택, 밸런스의 중요성

베라하우스 0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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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산다는 것. 깊게는 몰라도 소위 말하는 '의식주(,,)'를 떠나서는 인간은 인간답지 못할 것입니다. 좀 더 들어가 이 중에서도 어느 요소가 인간을 더욱 특성화시키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주거()라고 말해보고 싶습니다.

먹는 것,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둘을 다 포함한 공간적 한계는 바로 주거()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동양사상에서 보면 의,식은 개인의 인격수양과 관련하여 발달하였다면 주는 오히려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고 이래로 주거()라는 개념은 개인의 주거로부터 마을로, 마을에서 고을로, 더 나아가 나라로 그 범위가 커져왔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 범위가 국가적 관심사가 되었고, 주요정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기에 197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성장과 더불어 불기 시작한 부동산 광풍의 중심에 주택(물론 아파트가 주요사항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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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먹고 입는 것은 가시성이 있다 보니 비교와 검토를 통해 스스로 저울질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존중 받으려 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어디서 무얼 먹는지, 어느 브랜드의 옷을 걸치는지, 또는 무엇을 위해 소비하는지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주택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히 돈이라는 기준의 가치만 부여하고 있을 뿐, 그게 주는 고유의 가치를 못 찾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최근에 와서는 이 생각들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돈으로 주택을 접근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만들어낼 인생의 가치를 위해 주택을 찾아 가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정말로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지단한 일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수많은 견적을 냈고 건축 상담을 위해 적잖은 수의 건축주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많은 갈등과 쓰림도 느꼈습니다. 모든 업이 그렇듯 이 직업 역시 돈을 벌기위해 하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업이 주는 중요한 기준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즉 목적과 방법을 혼동하지 않으려 합니다. 내가 기준이 흔들리지 않아야 건축주에게도 무엇이 중요하지 정확히 말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의 생각을 잘 파악하면 일의 절반은 저절로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일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건축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앞에 서 있습니다. 건축주가 왜 이 집을 지으려 하는지에 더욱 초점을 둡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부터 실타래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시장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 나는 '선택''책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세상에 나만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방법일 뿐, 목적에 있어서는 명백한 가치적 판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백한 가치적 판단이 담긴 목적. 이는 양보 할 수 없을 듯합니다. 그게 내게 주는 직업적 소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동안 새롭고 세련된 디자인의 건축가 건물부터 비교적 평이한 디자인의 건물, 때로는 건축주가 직접 그려온 작은 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동기와 과정을 경험해 왔습니다. 예산은 물론 각각의 건축주가 원하는 결과물에 대한 생각 또한 달랐기에 건축의 접근 방법 또한 다른 모습 달랐습니다. 하지만 늘 한결같이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원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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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집짓기의 중요한 분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건축가를 통한 충실한 설계, 그리고 (비교)견적에 의한 건축 방식,

둘째, 흔히 말하는 원스톱서비스. 시공사를 선택하고 그 시공사 내부조직으로 있는 설계자를 통해 설계/시공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식.

셋째, 건축주가 직접 건축하는 직영방식.

 

경험상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가장 권하고 싶은 방식은 물론 첫 번째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그래도 우선 순위인 건축적인 전문가의 가치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최종설계도서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권위적이거나 결과물에 대한 애착이 지나치게 강한 설계자를 만나면 오롯이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할 집을 그리는 과정이 설계자 취향의 건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위험 요소가 발생합니다. 또한, 비교견적이라고는 하나 그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많고 건축주의 지식부족으로 인해 온전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험에 비추어볼 때, 건축가의 손을 거친 설계는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어 건축주의 예산이 아주 충분하지 않은 경우라면 예산을 넘어서는 견적을 받아보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건축물의 품질이나 디자인의 수준은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장점.

 

두번째의 시공 방식도 일정부분 합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시공사례를 보유하고 있고, 시공사가 직접 집을 지어서 제공하는 방식은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쳐 보다 완성도 높은 집을 위한 요소들이 설계에 녹아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 회사만의 노하우가 정리된 건축시공이므로 품질에 있어서는 안정성을 담보 받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건축공정과 이해관계 등 건축과정의 복잡하고 어려운 것들을 마치 톱니 바퀴처럼 시스템화 함으로써 건축주의 이해와 빠르고 합리적인 선택을 도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주택건축은 이 방식이 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건축 방식입니다.

가끔 TV에서 볼 수 있는, 건축주가 몇 년에 걸쳐서 직접 자재부터 공법까지 공부하여 시공하는 말 그대로 직접 공사방식입니다. 건축주 직영공사는 앞 두 가지 방식에 비해 비 정형형적이고 간혹 실험적인 결과물이 도출되기도 합니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세련미와 보편성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시공한다 해도 수 년, 수십 년간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는 아니기에 비용이나 건축물의 완성도 측면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건축적인 지식이 건축 성공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쯤에서 결론을 짓자면 건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는 '밸런스의 유지'입니. 각 방식마다의 장단점이 있으니 그에 따른 분석을 하고 내 집짓기를 한다면 성공적인 건축이 되리라 확신합니다더불어 하나만 더 강조한다면 각 방식의 장점을 앞세운 선택보다는 단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선택에 초점을 둔다면 더욱 성공적인 건축이 되리라 봅니다. 결국 건축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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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건축주들께 다음과 같은 것을 강조합니다.

성공적인 건축을 위해 애쓰기 보다는 실패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좋은 건축이 된다고 말입니다. 건축물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질 수 없고 현장에서 많은 사람의 손에 의해 완성됩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은 빈번히 발생하고 순간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과 최선의 선택, 그리고 최악을 피하는 선택까지어떤 것이 합리적이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실패를 줄이는 노력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택해야하는 요소가 달라질 때마다 선택의 기준 역시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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